요즘 ‘흑백요리사 2’가 다시 장안의 화제죠? 그 열풍에 힘입어 지난 6월, 재오픈 직후 다녀왔던 ‘모수(MOSU)’ 방문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방문일은 2025년 6월 21일, 모수가 자리를 옮겨 재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안성재 셰프님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그날의 기억을 기록합니다.
💸 가격 및 총평#
가장 궁금해하실 가격부터 공개합니다.
- 디너 코스: 420,000원
- 와인 페어링 (7잔): 310,000원
- 총합: 약 730,000원
한 줄 총평:
“굉장히 맛있다. 하지만 가격은 사악하다.”
사실 순수 식사비라고 생각하면 손이 떨리지만, ‘안성재 셰프님 팬미팅 비용 30만 원 + 식사비 43만 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더군요. (웃음)
🍷 메뉴 및 페어링#
종이 메뉴판과 반투명 페어링 리스트의 조화
메뉴판 구성이 독특합니다. 종이 메뉴판 위에 반투명한 페어링 메뉴판을 겹쳐 놓으면, 어떤 음식에 어떤 와인이 매칭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디테일에서부터 섬세함이 느껴졌습니다.
1. 작은 한입들 (Amuse-bouche)#
- 단새우 김부각: 김부각의 두께감이 꽤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바삭함 뒤에 오는 단새우의 녹진함이 좋았습니다.
- 훈연 채소롤: 화덕에 구운 채소의 향이 입안을 감돕니다.
- 캐비어 쌀과자: 겉면의 쌀과자 식감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담겨 나온 그릇들도 하나같이 예뻤는데, 안성재 셰프님이 직접 고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더 특별하게 느껴지더군요.
2. 전복 타코 (Signature)#
모수의 시그니처, 전복 타코
모수의 시그니처, 전복 타코입니다. 쫄깃한 전복의 식감, 바삭한 타코 쉘, 그리고 감태의 바다 향까지… “역시 모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맛이었습니다.
3. 애호박 국수#

사실 저는 모수의 명물인 ‘도토리 트러플 국수’를 기대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메뉴가 바뀌었는지 애호박 국수가 나오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며칠 뒤 방문한 지인들은 도토리 국수를 먹었다고 해서 더 아쉬웠습니다. 아마 당일 재료 수급 문제였던 것 같은데,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가 커서인지 이 코스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4. 볶은 참깨 두부 & 샤워도우 아이스크림#
성게알이 들어간 볶은 참깨 두부
- 참깨 두부: 고소한 두부 안에 성게알(Uni)이 들어있습니다. 두부 자체의 풍미가 예술이었습니다.
- 샤워도우 아이스크림: 입안을 리프레시해주는 메뉴인데, 아이스크림에서 빵 맛이 납니다! 올리브유와 발사믹 소스까지 곁들이니 진짜 빵을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재밌는 요리였습니다.
5. 메인 및 디저트 (곰팡이 떡)#
생선과 고기류 메인 요리가 지나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곰팡이 떡’이었습니다. 식용 곰팡이를 피운 떡이라는데, 표면이 솜털처럼 보송보송해서 보는 맛과 식감 모두 귀여웠습니다.
🥂 와인 페어링 (7잔)#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핵심 와인이 포함된 5잔 페어링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 분위기 및 서비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해가 지고 있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커틀러리부터 기물, 분위기까지 모든 게 만족스러웠습니다.
에피소드: 이날 식당에 조민 님을 비롯해 유명 유튜버분들도 계셨습니다. 식당 측에서 촬영을 엄격하게 제한하더군요.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예약부터 식사 예절까지 일반 손님과 똑같이 대우하고, 특혜를 주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엔 안성재 셰프님과 사진도 한 컷! 팬심을 채우는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 총평 및 재방문 의사#
음식은 분명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73만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맛이 없으면 범죄” 수준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지만, 당장 다시 가기보다는 몇 년 뒤 메뉴가 대폭 리뉴얼되었을 때 다시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후기를 보니 메뉴가 한 번에 바뀌기보다 한두 개씩 점진적으로 바뀌는 시스템인 것 같더라고요.
특별한 미식 경험을 원하시거나, 안성재 셰프님의 팬이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만 지갑 사정은 단단히 대비하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